마가복음 15장 16-32절: 십자가에 달리시다

해설:

군인들은 십자가 형에 선고된 예수님을 총독 관저 뜰로 데리고 가서 “자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서 머리에 씌운 뒤에, ‘유대인의 왕 만세!’ 하면서”(17-18절) 조롱합니다. 예수님은 진실로 왕으로서 경배 받으실 분이신데 이렇게 조롱을 당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또 어떤 군인들은 갈대로 그분의 머리를 치고, 침을 밷고, 무릎을 꿇고 그분께 경배합니다(19절). 예수님은 실제로 그렇게 경배 받아야 할 분인데, 그들은 무참히 그분을 조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야만성을 충족시킨 다음에야 예수님을 끌고 처형장으로 갑니다(20절).

당시에 십자가에 처형될 죄수는 자신이 달릴 십자가를 끌고 처형장까지 가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너무도 혹독한 고문을 당하셔서 십자가를 끝까지 끌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도무지 안 될 것 같아 보이자 군인들은 구경꾼들 중에서 힘 있어 보이는 사람을 끌어다가 십자가를 대신 지게 합니다(21절). 그는 구레네(아프리카 북동쪽 도시)에서 살던 유대인으로서 유월절을 지키려고 예루살렘에 와 있던 시몬이었습니다.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21절)라고 명기한 이유는 마가가 이 복음서를 쓸 당시에 두 사람이 믿는 이들에게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마서에 보면 바울 사도가 “주님 안에서 택하심을 받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여 주십시오.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롬 16:13)라고 썼습니다. 구레네 시몬이 우연히 예수님의 십자가를 졌다가 그분을 믿게 되었고, 나중에 그의 아내가 바울 사도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것입니다.   

처형장은 ‘골고다'(‘해골이 많은 곳’)라고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처형된 사람들의 유골이 널려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기 전에 그들은 예수님께 몰약을 탄 포도주를 드립니다(23절).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마지막 배려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거절하십니다. 당신이 마셔야 할 고난의 잔을 있는 그대로 당해낼 마음이셨습니다. 마침내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셨고 십자가는 공중에 세워졌습니다. 군인들은 예수님의 옷을 나누어 가집니다. 당시에는 겉옷이 중요한 자산이었기 때문입니다. 때는 아침 아홉 시였고(25절) 십자가 위에는 “유대인의 왕”이라는 죄패가 달려 있었습니다(26절). 

예수님과 함께 두 강도가 십자가에 달렸습니다.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아하! 성전을 허물고 사흘만에 짓겠다던 사람아, 자기나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무나!”(29-30절)라고 조롱합니다. 실제로 사흘 후에 그들이 말한 대로 그분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 나십니다. 또한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은 “그가, 남은 구원하였으나, 자기는 구원하지 못하는구나! 이스라엘의 왕 그리스도는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봐라.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보고 믿게 하여라!”(31절)고 조롱합니다.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한 것은 그들이 요구한 것보다 더 큰 기적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이적을 보여 주어도 믿을 수 없을만큼 마음이 굳어져 있었습니다.

묵상:

총독 관저에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에 이르는 데는 서너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이른 아침에 총독 관저를 떠나 십자가에 달린 것이 오전 9시쯤이었기 때문입니다. 모진 고문으로 인해 인간적인 에너지가 모두 소진된 예수님은 있는 힘을 다하여 십자가를 끌고 가셨을 것입니다. 그 길에서 몇 번이고 기진하여 쓰러졌을 것입니다. 골고다에 이르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고 세우는 과정도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형 집행을 당하는 사람 편에서는 영원처럼 느껴졌을 것이고, 그것을 지켜 보는 사람들에게도 견디기 힘 든 일이었을 것입니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는 그 과정을 계속 지켜 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기록 하면서 마가는 최소한의 단어로, 최대한 간략하게, 아무런 감정 없이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쓰자고 보면 얼마나 쓸 것이 많았을까요? 자신이 전해 받은 대로 자세히 적기에는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이렇게 했을 것입니다. 그 희생을 통해 자신이 얻은 은혜로 인해 눈물 가득한 눈으로, 떨리는 손으로 한자 한자 적었을 마가를 생각하니,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차오릅니다. 그는 그 모든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기보다는 차라리 침묵함으로써 독자가 상상하게 맡긴 것입니다. 

“거기 너 있었는가?”라는 찬송을 부르며 골고다에서 있었던 일을 상상합니다. 그 사건이 바로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생각하며 기도 드립니다. 십자가의 그 은혜로써 나를 마가처럼 혹은 시몬처럼 변화시켜 주시기를 구합니다. 

3 thoughts on “마가복음 15장 16-32절: 십자가에 달리시다

  1. 오늘은 예수님이 병사들에게 조롱을 당하며 고문을 받고 또 대 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도 조롱하며 코 웃음을 치는 장면을 마가를 통해 전해 받습니다, 인류의 모든 죄를 한 몸에 지고 십자가에 달리시는 예수님의 그 절규가 바로 나의 절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6시간의 십자가의 고통을 담당하시고 온 인류의 제사장 역활을 감당하신 주님, 나를 위해 죽으셨기에 그 십자가를 나도지고 가게하시고 또 이웃을 위해 그 십자가를 달게 받는 믿음을 구합니다.
    그 십자가가 바로 내 영혼을 위한 내영혼의 구원임을 깨닫게 하시고 그 십자가를 질머지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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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온전히 결백하신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임 당 하시고 벌레보다 더 더러운
    죄인이 살았습니다. 배반과 누명과 모욕과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신 주님
    저도 그 어려움에 동참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3일만에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고 중보자로 계시다가 승리의 재림하시는
    영광의 예수님사역에 참석하기를 원합니다.
    이웃과 함께 십자가를 질수있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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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본문을 읽는데 의외로 간결하고 담담하게 서술되어 있어 행간을 상상하게 됩니다. 군인들에게 모욕을 받으시는 예수님을 그려봅니다. 가시왕관은 머리를 콕콕 쑤시고 맞지도 않아 피만 흐리게 하여 눈으로, 볼로 피가 흐르고 군인들은 재미삼아 때리고 침을 뱉고 옷을 벗기고 입히고 인형 갖고 놀듯 예수님 팔을 이리저리 흔들고…해골산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은 또 얼마나 멀고 험하며 관중들은 나와서 아무 소리나 지껄이고…멜 깁슨의 영화를 볼 때 극장 구석구석에서 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때가 오늘 본문이었던 기억도 납니다. 해설 말씀을 보니 목사님도 마가가 서술할 때의 마음을 언급하십니다. 사람의 감정이란 것이 생각을 앞서고 이성이 작동하기 전에 예고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까닭없이 난데없이 슬프다거나, 마음이 울적해지면서 헝클어진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레위기에서 사람의 죄를 대신하여 흠없는 소나 양을 잡아 화제를 올린다는 구절을 대할 때에도 짐승의 생명을 취하는 부분이 그저 쉽게 읽혀지지 않습니다. 의식이요 제사라고 하지만 타자의 생명을 잡는다는 행위가 쉬울까요. 나를 대신하여 양을 잡아도 그 양한테 미안할텐데… 예수님이 분명히 죄인이요 십자가 처형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라도 자기 눈 앞에서 이런 모욕과 고난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양심이 찔렸을 것입니다. 우리도 오늘 그분의 모습, 진정 우리를 대신하여 말없이 고난받는 어린 양과 같이 울음 소리조차 내지 않고 산으로 올라가는 모습 속에 우리의 비겁함, 아둔함, 어리석음, 이기심…을 보며 부끄러움과 괴로움을 느낍니다. 이 부끄러움과 괴로움이 크리스찬으로 살아가는데 힘이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 예수님께 죄송한 마음이 나로 하여금 완악함을 버리고 움켜진 손을 펴게 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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