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장 1-34절: 빛으로 오신 말씀

해설: 

“태초에”(1절)라는 말은 창세기 1장 1절을 생각하게 합니다. 하지만 말은 동일하지만 그 의미는 다릅니다.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는 하나님께서 창조 사역을 시작하실 때를 가리키고, 요한복음 1장 1절의 태초는 창조 사역을 시작하기 이전의 때를 가리킵니다. “창조 사역을 시작하기 이전의 때”라는 말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천지 창조 후에야 시간 개념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언어는 시간과 공간 안에서 만들어진 것이어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차원에 대해 설명하려 할 때면 언어가 무용해집니다. 요한은 1절에서 천지 창조 이전의 하나님의 존재 상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1절)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로고스’입니다. 우리의 개념에서 말씀은 추상적인 사물을 가리킵니다. 누군가가 뜻을 담아 내뱉은 언설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히브리인들은 말씀을 추상적인 사물이 아니라 인격체로 생각했습니다. 말씀 혹은 지혜 자체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로마 사람들도 로고스를 인격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인격체가 인간 사회와 자연 세계를 지탱하고 인도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요한은 그것이 바로 성부 하나님과 같이 태초부터 있었던 신적 인격체라고 말합니다(1-2절). 그래서 그는 “말씀” 앞에 항상 정관사를 붙입니다.  

“그 말씀”은 성부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참여하셨습니다. 창세기 1장에서 거듭 반복되는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3절, 6절, 9절, 14절, 20절, 24절)이라는 말은 “하나님이 명령하시기를”이라는 뜻으로 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한은 이 표현에서 더 깊은 의미를 봅니다.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말씀이신 그분”이 참여 하셨다는 것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말씀이신 그분 안에서 생명을 얻습니다(3-4절). 그렇기에 그분과 단절되는 것은 곧 죽음입니다. 목숨이 살아 있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말씀” 안에서 자신을 찾을 때에만 진정한 생명이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그 말씀”을 떠나 참된 생명을 잃고 목숨으로만 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이미 죽음이 임했고 이미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 상태에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말씀이신 그분이 육신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14절).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어둠 가운데 비친 빛이십니다(9-10절). 이 세상에는 어둠의 세력이 강하지만, 그 어둠이 빛을 이기지는 못했습니다(5절).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빛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11절). 하지만 그분을 알아 보고 그분을 영접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됩니다(12-13절).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세례 요한을 메시아로 여겼습니다. 저자 요한은 세례 요한이 빛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합니다. 그는 다만 빛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보냄 받은 사람입니다(6-8절). 실제로 요한은 요단 광야에서 세례를 베풀면서 자신이 아니라 나사렛 예수가 그리스도로 보냄 받은 분이라고 증언했습니다(15절). 유대 지도자들이 보낸 대표단의 질문에 대해서 세례 요한은 자신은 그리스도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밝힙니다. 그 때 예수님이 그들 가운데 서 계셨고, 세례 요한은 그분이 메시아이심을 알아 보고 “여러분 가운데 여러분이 알미 못하는 이가 한 분 서 계시오. 그는 내 뒤에 오시는 분이지만,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 만한 자격도 없소”(26-27절)라고 답합니다. 

그 다음 날, 예수님이 다시금 세례 요한에게 오십니다. 그 때 요한은 “보시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입니다”(29절)라고 선포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속죄일에 염소 한 마리를 택하여 이스라엘 백성 전체의 죄를 그 염소에게 지게 하고 광야로 나가 죽게 했습니다(레 16:21-22). 요한은 메시아로서 예수께서 행하실 일이 바로 아사셀의 염소가 했던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전 날, 요한은 성령이 비둘기같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그분 위에 머무는 것을 보고(32-33절) 예수님이 메시아로 오신 분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메시아로 오신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34절).

묵상:

사도 요한은 우리를 영적 우주 여행 혹은 영적 시간 여행으로 초청합니다. 우주선을 타고 우주 끝까지 가보는 듯한 혹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시간이 시작된 첫 지점을 통과해 나아가는 듯한 여행입니다. 현실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을 묵상을 통해서 경험합니다. 천지가 창조되고 시간이 시작되기 이전, 하나님만 존재하던 그 시점으로 돌아가 보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 대해서는 제가 동원할 수 있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과 공간에 한정된 저의 이성도 이 지점에서 작동을 멈춥니다. 그래서 침묵합니다. 그리고 그 침묵 가운데서 우주와 생명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한 신비감과 어머니의 모태에 들어가는 듯합니다. 먼지와 다를 것이 없는 나의 존재가 영원하고 절대적인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깊은 안식과 평안을 경험합니다. 

우리는 우주에 던져진 미아가 아닙니다. 아무 의미 없이 생겨난 우연의 산물이 아닙니다. 이유 없이 생겨나 목적 없이 살다가 의미 없이 스러지는 존재가 아닙니다. 영원하고 절대적인 분에 의해 지어진 존재들이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가야 할 존재들이며, 결국 그분에게 돌아갈 존재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존재의 이유와 의미와 목적을 당신의 삶으로써 증명하신 분입니다. 그렇기에 그분 안에서 우리 자신을 다시 발견할 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참된 생명을 얻고 어둠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3 thoughts on “요한복음 1장 1-34절: 빛으로 오신 말씀

  1. 내 자신이 빛과 말씀의 자녀 즉 예수님의 자녀임에 감사와 함께 충격을 받기도합니다, 어둠 속에서 방황하던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빛을 피해 어둠을 즐기던 시절이 생각하며 값없이 받은 구원의 은혜에 감사를 하는 아침입니다.
    어둠을 이겼으니 이제는 늘 주님의 빛 안에 거하며 주님과 동행하는 윤택한 삶을 간구하며 주님의 영에게 오늘 하루도 맡기는 하루로 은총 내려 주십시요.
    빛이며 말씀이시며 인격체인신 예수님 앞에 부끄러움 없는 자녀가 되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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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한복음서를 쓴 요한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그가 전하는 예수님과의 시간은 다른 제자들의 말과 아주 다릅니다. 특이합니다. 남들은 못본 부분을 쓴 것 같기도 하고, 기억하는대로 서술하지 않고 “어떤” 책을 쓰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쓴 것 같습니다. 어떤 예수님을 전하고 싶었을까요. 그가 사랑한 예수님은 어떤 분이셨을까요. 말씀을 한 인격체로 보는 사고방식은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유교 책에서 말하는 가치 즉, “인, 의, 예, 지, 신” 이나 “군자” 같은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철학적인 개념 이상의 의미를 생각하게 됩니다. 요한이 예수님을 모든 존재의 시작, 모체로 본 것은 최고의 표현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계시며 곧 하나님이신 존재. 요한이 기록하고 싶은 예수님은 33년 동안의 이야기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분입니다. 빛이신 그분이 닿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지혜이신 그분이 모르는 것은 없습니다. 말씀이신 그분이 의도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요한이 전하는 예수님이 기대가 됩니다. 요한이 주는 안경을 끼고 따라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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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예수님을 믿고 은혜로 만왕의 왕의 자녀 된것에 감사, 감사 또 감사를 드립니다.
    요한 같이 주님 이름 증거하고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고 싶습니다.
    이웃과 함께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님의 향기를 세상에 풍기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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