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2장 1-26절: 십자가가 영광이다

해설:

유월절 엿새 전에 예수님은 다시 베다니에 있던 나사로의 집에 가십니다. 나사로 남매는 예수님과 그 일행을 위해 큰 잔치를 벌입니다. 잔치가 벌어지는 동안에 마리아가 예수님께 다가와 그의 발에 향유를 붓고 자신의 머리털로 그분의 밝을 닦습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 한 사람에게 바칠 수 있는 최상, 최고의 존경의 몸짓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습니다. 

그것을 본 가룟 유다는 삼백 데나리온(한 성인 노동자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이나 되는 값진 향유를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5절). 그러자 예수님은 “그대로 두어라. 그는 나의 장사 날에 쓰려고 간직한 것을 쓴 것이다”(7절)라고 하십니다. 마리아는 예수님께 대한 사랑에 이끌려 행동한 것인데, 그것이 예수님의 장례를 위해 준비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8절)라고 덧붙이십니다. 이 말씀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일은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이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일도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나사로의 집에 묵고 계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 집으로 찾아 옵니다.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나사로를 보려는 것이었습니다(9절). 그러자 대제사장들은 나사로까지 죽이려고 모의합니다(10-11절).

다음 날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십니다. 그 소식을 들은 무리는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들고 예수님을 맞으면서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에게 복이 있기를! 이스라엘의 왕에게 복이 있기를!”(13절) 하고 외칩니다. 이것은 시편 118편 25-26절의 말씀으로서 메시아를 환영하고 찬양하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어린 나귀를 올라타셨습니다. 그것은 스가랴 예언자가 메시아를 두고 했던 예언(9:9)을 이루는 일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영광을 받으신 뒤에야”(16절) 즉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다음에야 그분이 어린 나귀를 타신 이유를 깨닫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추종하는 무리가 급속하게 늘어나자 바리새파 사람들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깨닫고 탄식합니다(19절).

유월절에 예루살렘으로 순례 온 그리스 사람들(유대인으로서 그리스 도시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옵니다. 그들은 제자들 중 빌립(‘빌립’은 그리스 이름입니다. 그래서 그리스 사람들이 그를 찾아간 것입니다)을 찾아가 예수님을 뵙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21절). 그 말을 들은 예수님은 “인자가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23절)고 말씀하십니다. “영광을 받을 때”는 곧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를 말합니다. 앞에서 예수님은 “내 때가 오지 않았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이제는 “내 때가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어야 할 때가 왔다는 뜻입니다. 

그분은 이어서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서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24절)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는 희생이 될 것임을 암시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분은 또한 “자기의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생에 이르도록 보존할 것이다”(25절)라고 말씀하십니다. “자기의 목숨을 사랑하는 것”은 이 땅에서의 생존만을 관심사로 삼고 살아가는 자기중심적 태도를 말합니다. 반면 “이 세상에서 자기의 목숨을 미워하는 것”은 자기중심성을 벗어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것을 말합니다. 밀알이 썪어지는 것과 같이 자신의 인생을 내어 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곧 예수께서 사신 방법입니다(26절). 그렇게 사는 사람은 이미 영생에 이른 것이며, 아버지 하나님께서 그를 높여 주실 것입니다.

묵상:

우리는 모두 영광을 구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높아지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분의 형제들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능력을 널리 알려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고 높임 받기를 구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로마군을 몰아내고 영광스러운 다윗 왕국을 회복시키고 그 나라에서 영원히 다스리기를 소망했습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영광이요, 그것이 그분을 따르는 자신들의 영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정반대로 생각하셨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비우고 섬기는 것이 당신의 영광이라고 믿으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는 것은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라고 믿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하나님의 영광이라고 믿으셨습니다.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진심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밀알의 비유를 사용하셨습니다. 밀알의 영광은 귀한 그릇에 싸여 고이고이 보존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땅에 떨어져 썩음으로써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이 밀알의 영광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예배하고 섬긴 세월이 얼마인데, 아직도 영광에 대해 헛다리를 짚고 살아가는 나 자신을 봅니다. 예수님을 섬긴다면 그분과 같은 자리에서 그분처럼 살아가야 하는데, 나는 제자들처럼 예수님과 반대 방향을 보고 두리번 거립니다. 낮아지기를 꺼리고, 섬기기를 불편해하며, 희생하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고 말하기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너무 멀었습니다. 

3 thoughts on “요한복음 12장 1-26절: 십자가가 영광이다

  1. 밀알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주님은혜안에서 땅에 떨어져 몸과 마음이 죽고
    썩어 많은 열매를 맺기를 원합니다. 온 인생을 기쁘게 받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Like

  2. 예수님이 주님으로 제 마음에 들어오셔서 거하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하는 일이 얼마나 그럴듯하고 심지어 남을 위한 일이라 할지라도. 예수님 없이는 그 일은 공허해지거나 자기영광으로 바뀌기 마련이죠.

    제 안에 사랑의 빛을 비추어주시고. 제 삶을 통해 오직 하나님 기쁘시기를 바랍니다. 겨울이 다가오니 움추려들지 않게 하시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 이웃에게 예수님 사랑 전하도록 저에게 긍휼한 마음과 용기 주세요.

    Like

  3. 마리아가 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쓰는 것을 읽는데 문득 가나의 혼인잔치가 떠올랐습니다. 특별한 일, 특별하게 기념되는 일은 합리적인 생각으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봅니다. 유다의 합리적인 계산처럼 예수님 발을 씻는 데 드는 이 돈으로 여러 사람을 먹일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가난한 이들을 먹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실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늘 해야 하는 일입니다. 평소에 하지 않고 사니까 어쩌다 할 때는 대단한 특별 행사라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합니다. 예수님이 이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면 유대인들의 손에 잡히게 될 것입니다. 당시의 제자들은 몰랐지만 우리는 압니다. 예수님이 오신 목적,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십자가의 길이 이제 보일 것입니다. 밀알이 떨어져 죽을 때라고도 표현하시고, 자기 목숨을 미워하면 영원히 목숨을 보존할 것이라고도 하십니다. 당신을 섬기려면 당신을 따르라고도 하십니다. 모든 일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없고 하나님만 드러나는 삶과 죽음을 말씀하십니다. 자기의 영광을 위해 사는 사람은 예수처럼 살지 않습니다. 우리가 의인이요 영웅이라고 여기는 사람들, 또는 요즘처럼 수퍼히어로 신드롬이 가득한 사회에서 그리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은 다 자기를 버린 사람들, 자기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한 사람들이었음을 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처럼 우리 안에 살아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면서 우리 안에는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불씨를 남겨 놓으셨습니다.
    뭔가 다른 생각을 하는 하루, 늘 나에게서 출발하고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을 바꿔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Like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