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9장 1-16절: 악역을 자처하는 사람

해설:

유대인들의 압력에 밀린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고문과 모욕을 가하여 유대인들의 동정심을 끌어 내려 합니다(1-3절). 군사들은 그분께 자색 옷을 입히고 가시로 관을 만들어 씌우고 채찍으로 때립니다. 그런 다음 빌라도는 예수님을 유대인들 앞에 세우고는 자신은 그분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했다고 말합니다(4절). 하지만 대제사장들과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칩니다. 빌라도는, 자신은 빠질테니 그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제안합니다. 유대 자치 의회에는 사형을 집행할 권한이 없었기에 그들은 계속 총독을 압박합니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을 자처했는데, 그들의 율법에 의하면 그것은 사형에 해당하는 중범죄라는 것입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을 자처했다는 말을 듣고 빌라도는 “더욱 두려워”(8절) 합니다. 당시 로마 사람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을 받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신으로 여기곤 했습니다. 빌라도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서 다시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당신은 어디에서 왔소?”(9절)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미 모든 것이 정해진 것을 아시고 침묵하십니다. 답답해진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자신에게는 그분을 죽일 권한도 있고 풀어줄 권한도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사정해 보라고 말합니다(10절). 예수님은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당신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답하십니다(11절). 

빌라도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범상치 않은 권위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랬기에 그는 다시 유대인들에게 나와 설득합니다. 유대인들은 빌라도를 굴복시키기 위해 최후의 일격을 가합니다. 남겨진 역사 기록에 의하면 빌라도는 유대 총독으로 공을 세워 로마 황제가 되기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로마 황제의 의심을 사는 일이었습니다. 빌라도의 정치적 야심을 잘 알고 있었던 유대인들은 예수를 놓아주면 황제에게 반역하는 셈이라면서 빌라도를 겁박합니다(12절).

결국 이 일에서 손을 떼려는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빌라도는 재판정에 섭니다(13절). 때는 유월절 준비일 즉 금요일 낮 열두 시쯤이었습니다(14절). 빌라도는 예수님을 유대인들에게 넘겨 주면서 “보시오, 당신들의 왕이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은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요구합니다. 빌라도가 “당신들의 왕을 십자가에 못박으라는 말이오?”라고 묻자 대제사장들은 “우리에게는 황제 폐하 밖에는 왕이 없습니다”(15절)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도록 판결합니다(16절).

묵상: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빌라도는 정치적인 야망가였습니다. 그는 당시 로마 제국 안에서 가장 통치하기 어려운 민족으로 소문난 유대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단숨에 그 민족을 장악하는 공을 세우려 했습니다. 그로 인해 그는 처음부터 유대인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고, 그는 더욱 잔인하게 유대 민족을 길들이려 했습니다. 복음서의 기록만 본다면, 빌라도는 예수님을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한 양심가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의 정치적 입지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려는 노력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대면하면서 뭔가 부인할 수 없는 권위를 느꼈지만, 그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시하고 외면했습니다. 그 자신이 말한 것처럼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예수님을 얼마든지 풀어줄 수 있었지만, 그 일로 인해 자신의 이력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넘겨 준 것입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그분이 십자가에 달려 죽는 것은 성경에 예언된 일입니다. 그것은 마땅히 일어나야 할 하나님의 섭리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누가 악역을 맡느냐는 본인의 분별과 선택과 결단에 달린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 악역을 맡게 된 유다에 대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마 26:24)이라고 하셨습니다. 빌라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자신의 정치적 손실을 감수하고 예수님을 풀어 주었다면 하나님은 다른 방식으로 구원을 이루셨을 것입니다. 그가 악역을 택한 것은 그 자신의 죄성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그렇기에 그의 악행으로 인해 하나님의 계획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그의 죄가 용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지속되는 하나님의 구원의 드라마에 나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나의 고집과 편견과 혈기로 인해 악역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또 다른 빌라도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개 숙여 하나님의 은총을 기도합니다. 

3 thoughts on “요한복음 19장 1-16절: 악역을 자처하는 사람

  1. 오늘의 말씀을 읽고 군중심리가 생각납니다. 예수의 기적을 듣고 예수를 환호하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가 이스라엘 민족을 로마의 업악으로부터 구원할 선지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잡히시자 그들은 숨어서 조용히 있었습니다.

    다른 무리는 예수가 눈에 가시라고 여기는 무리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사역중에 간간히 나와 테클 걸다가 후퇴하곤 했습니다. 이제 권력의 등에 업혀서 예수를 잡아서 죽이기를 원합니다.

    빌라도는 몇번 예수를 공개제판에 넘깁니다. 군중들은 더욱더 예수를 죽이기를 원합니다. 그전에 내세웠던 율법과 도리는 뒷전에 두고 말이죠. 아마도 빌라도가 예수를 공개재판 없이 채찍형을 줬다면 군중들이 그렇게나 예수님을 죽이려했을까도 생각합니다.

    이런 군중심리가 참 두렵습니다. 나도 모르게 빠져들면 악한 일을 부끄럼 없이 하게됩니다. 그 행동을 통해 악한 영은 그 마음안에 자리잡습니다. 우리가 하나임의 아들딸임을 잊고 서로 적대시하고 죽여야 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마음한켠에는 내가 줬던 상처를 정당화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저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 받는 아들인지 묻고 답 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은 제가 반대하는 사람들 개개인의 마음에도 더해주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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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주님의 배반과 누명과 고난에 기쁘게 동참하는 결단을 원합니다.
    십자가의 구원과 부활의 영광과 승천의 영광을 깨닫고 감사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세상으로부터 수모를 당하더라도 이웃과함께 천국 소망을
    갖고 생명의 길을 걷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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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어떤 상황을 볼 때 나무를 보기도 하고, 숲을 보기도 합니다. 나무도 숲도 다 봐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빌라도와 군중이 주거니 받거니 번갈아 주장합니다. 예수님은 중간에서 괴로움만 당합니다. 군중들의 심리와 동기가 숲이라면 빌라도의 말과 행동은 그 숲속에 있는 나무의 클로즈업입니다. “진리란 무엇인가” 공허하고 진부한 질문이 되어 버렸습니다. 진리가 무엇이라고 입에 넣어주듯 답을 한들 받아 먹을 마음이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보여 주소서” 또한 공허하고 진부한 기도가 되었습니다. 로마의 압제에 길들여져서 새로운 왕을 모실 생각이 없습니다. 빌라도는 자기가 다스리는 군중의 꼭두각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필요한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주먹 쥔 손의 힘을 잠깐 풀었습니다. 군중들은 자기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어보지도 않고 그저 옆사람 하는대로 따라 외칩니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도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납니다. 의회에서 증인으로 나와 과거의 일들을 소명하는 고위관리들을 봅니다. 어떤 면에서 청문회에 나온다는 것은 과거를 되짚어본다는 뜻에서 볼 때 귀한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잘못된 판단과 결정이었다고 세상 앞에서 인정을 하거나, 오해와 음모 때문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자기 입장을 말하는 기회가 됩니다. 빌라도를 청문회 자리에 앉히면 뭐라고 답을 할까요. 군중은 믿을 만한 대상이 아닙니다. 정치인에게는 표가 탐나고, 사업가에게는 돈이 탐나고, 연예인에게는 인기가 탐나는 무리입니다. 예수님은 군중을 불쌍하게 보셨습니다. 당신을 따르는 무리를 한 사람 한 사람 사랑과 연민의 눈으로 보시기도 했고 성난 폭도들처럼 소리를 지를 때는 그들의 무지를 용서하셨습니다. 성령의 지혜를 따라 분별하며 살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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