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1장 1-18: 모든 것이 헛되다?

해설:

전도서는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1절)이 지은 어록입니다. 기독교회는 이 왕이 솔로몬을 가리킨다는 유대교 전통을 받아 들입니다. 바로 앞에 나오는 잠언도 역시 솔로몬 왕의 어록으로 되어 있습니다(잠 1:1). 잠언은 실용적인 지혜를 적은 책이라면, 전도서는 인생과 세상 질서에 대한 수상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잠언은 이 세상에서 성공하기를 힘쓰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고, 전도서는 철학적이고 실존적인 의문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잠언과 전도서가 성경 안에 포함된 이유는 솔로몬의 어록 안에 성령의 영감이 담겨 있다고 인정 받았기 때문입니다.

전도서의 첫 문장은 “헛되고 헛되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2절)로 시작합니다. 여기에 사용된 히브리어 ‘헤벨’은 여러 가지 의미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전도서에 이 단어가 38회 사용되고 있으니, 전도서 전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어인 셈입니다. 우리 성경은 “헛되다”라고 번역했는데, 영어로는 vanity, meaningless, pointless, futile, useless, absurd 등으로 번역합니다. 이 중에서 어느 하나의 의미로 해석하기 보다는 이 모든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어서 솔로몬은 그렇게 선언한 이유를 조목조목 나열합니다. 먼저, 그는 세상사와 인생사에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합니다(3-11절).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3-4절). 우주와 피조 세계가 주어진 질서를 따라 무심히 반복하는 것처럼 인생사도 그렇습니다(5-7절). 무심하게 동일한 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주어진 질서를 따라 변화하는 우주와 자연을 보며 솔로몬은 피로감을 느낍니다(8절). 새 것이라 할 만한 것 하나 없이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9-11절).

솔로몬은 평생토록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추구하던 지혜에 대해서조차 의미 없음을 느낍니다(12-18절). 그는 이스라엘의 왕이 된 후에 기브온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다가 꿈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무엇이든 구하라고 하십니다. 그 때 솔로몬은 백성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답합니다(왕상 3장). 그로 인해 그는 지혜의 왕으로 알려집니다. 그는 고백합니다. “나는 지혜를 많이 쌓았다. 이전에 예루살렘에서 다스리던 어느 누구도, 지혜에 있어서는 나를 뛰어넘지 못할 것이다”(16절). 그는 자신이 터득한 지혜라면 자신의 인생과 국가 운영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바람을 잡으려는 것”(14절, 17절)과 같았습니다. 지혜가 많아지면서 늘어나는 것은 번뇌와 걱정 뿐이었기 때문입니다(18절).

묵상:

세상사와 인생사는 동일한 궤도를 따라 무심히 움직이고 주어진 질서를 따라 저절로 순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기에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고, 때로는 피로감과 권태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게 느끼는 사람에게 계절의 변화는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다고 법썩을 떠는 사람들이 무지하고 어리석어 보입니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에 구획을 정하고 표식을 붙인 것은 사람이 한 일입니다. 시간 자체로는 새로울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헛되다”는 말을 다섯 번이나 반복한 솔로몬의 탄식에 공감을 느낍니다.

이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동안에 신약성경의 두 말씀이 생각납니다. 하나는 바울 사도의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 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 것이 되었습니다”(고후 5:17).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존재가 되고, 새로운 존재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도 요한이 환상 가운데서 들은, 보좌에 앉으신 분의 말씀입니다.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계 21:5).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피조 세계를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때에 새롭게 하실 것이라는 뜻입니다. 

옛 사람에게는 소망이 없습니다. 옛 사람을 그대로 가진 채로 지혜를 얻어 무엇을 이루려는 노력은 결국 번뇌와 근심만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 지혜는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작동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소망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 사람을 입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지혜를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의 다스림에 온전히 맡기고 그분의 손길을 따라 살아갑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도 새롭고, 새로 시작되는 계절도 새롭고, 새해는 더욱 새롭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모든 것을 온통 새롭게 하실 날을 기대합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태초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좋다, 좋아. 좋다, 좋아. 참, 좋다”라고 감탄하며 살아갑니다. 

Happy New Year!

2 thoughts on “전도서 1장 1-18: 모든 것이 헛되다?

  1. 세상 살다보면 hopelessness를 느낄 때가 곧잘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 악한 마음을 드러내거나 그런 언행이 반복되면 ‘저사람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여러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자신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찾으면 세상이 참 드럽다고 생각합니다. 옛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욕구를 쫓으면서 자신과 남에게 죄를 범했습니다.

    문명이 발달하고 인권이 보장된 지금도 사람들의 죄성은 여전합니다. 오히려 지금은 문명발전이라는 탈을 쓰고 인간이 세상을 유토피아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오만은 여러 전쟁을 낳았고. 지금도 2차대전 직전에 있었던 부의 불평등에 대한 불만족과 타민족에 대한 배척감을 통해 그 오만이 다시 머리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절망 중에 빛으로 오셔서 우리의 죄를 씻어주신 하나님. 새사람 되게 도와주세요. 우리 사랑받는 아들 딸임을 알게 하여주시고. 우리 삶을 통해 십자가 사랑 전하게 인도하여주세요.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오늘과 내일을 구분하여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받습니다. 1년에 한번 구분하는게 아니라 매일과 매순간을 감사하게 받도록 우리 마음을 다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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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연말을 80번이상 지나다 보니 타성이 붙어 별로 느낌이 없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항상 주님과 긴밀한 사귐으로 영의 눈과 귀와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보고 듣고 사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웃과 더불어 주님은혜안에서 새로운 새해가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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